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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제가 열리는 사흘 동안 가설 굿당에서는 매일 아침 조전제가 끝나고 10시 30분 경부터 굿이 시작된다. 강릉단오굿의 명칭에는 강릉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중심지역을 상징할 뿐 단오굿은 대관령을 이고 사는 영동지역 주민 모두의 종교적 의례가 되고 있다. 한 지역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의 안녕과 생업의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단위의 당굿 보다 훨씬 규모가 큰 고을굿의 성격을 보인다. 고을굿의 특징은 당굿보다 물리적인 규모가 크다는 점 외에 관이 개입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무속은 삼국시대 외래종교를 받아들인 이후 지금껏 피지배계층의 신앙으로 존속해 왔다. 이런 성격은 조선조에 무당이 천민으로 떨어지면서 더욱 강화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강릉단오굿의 경우 관에서 내린 쌀과 누룩으로 신주를 빚었고 호장, 부사색, 수노 등의 아전들이 제관으로 참여해왔던 것을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들은 삼헌관이 되어 제사를 모셨고 무당패와 함께 대관령에 올라가 국사성황을 모셔오는 등 행사를 주관해왔다. 즉 옛날부터 민관이 합동하여 치루던 규모가 큰 무속적 행사가 바로 고을굿이데 그 중 오늘날까지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 전승된 것이 바로 강릉단오굿이라고 하겠다. 단오굿의 순서는 대략 정해져 있다. 먼저 부정굿을 하여 굿당을 깨끗이 정화하는 의례를 행한다. 무속의 신들은 깨끗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모든 굿의 시작은 언제나 부정굿이 된다. 이어서 국사성황을 청하여 좌정시키고 그 외 무속에서 신앙하는 여러 신들을 굿청에 앉히는 굿을 한다. 여기까지가 부정, 청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지는 굿들은 개별적인 신에 대한 의례인데 시준굿, 군웅굿, 심청굿 등이 큰 굿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신을 본래의 자리로 보내는 송신이 있다. 꽃노래굿, 뱃노래굿, 등노래굿과 모든 것을 태워 보내는 소제가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구체적인 굿의 순서는 무당이나 관객의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무당 중에는 단골로 하는 석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심청굿이나 세존굿을 할 수 있는 무녀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무녀의 사정에 따라 앞 뒤 굿의 순서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날씨가 나빠 관객의 수효가 줄어들면 굿을 짧게 마치기도 하고 중요한 굿을 다음 날로 미루기도 한다.
최근 강릉단오굿에서 눈에 띠는 경향은 축원굿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강원도 지역의 별신굿은 2박3일 정도면 마친다. 강릉단오굿과 별신굿의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이틀 굿을 나흘 동안 하기 위해서는 석수가 늘어나거나 한 석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릉단오굿은 일방적인 공연일 뿐 별신굿처럼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 석의 시간을 늘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석수를 늘리는데 유일한 방법은 축원굿이다. 하나의 석이란 특정한 신을 모셔야만 가능한 것인데 축원굿은 특정 신이 없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제차에 관계없이 중간에 끼어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